이작가
올게심니
회동골
2011. 9. 8. 11:53
내 어렸을 때 매년 이맘때쯤이 되면 양 주머니 속에 한 움큼의 간식거리가 가득 들어있었다.
그 간식은 우리 지역 언어로 올게쌀이다.
지금은 대량 생산해서 마트에서 올벼쌀이라는 상품으로 팔고 있다.
예전엔 벼 이삭이 고개 숙일 때가 되면 집집마다 쌀독이 거의 다 비어 간다.
채 영글지 않는 벼 이삭을 훌트 거나 낫으로 베어서 지게로 지고와
홀태로 훌터가지고 솥에 찐 다음 말려서 땀과 함께 절구로 찧어서 만든 쌀이 올게쌀이다.
그 찐쌀이 먹고 싶어서 절구통 앞에서 얼쩡대다 꾸지람도 많이 듣고......
그렇게 힘들게 만든 쌀로 밥을 지어서 조상님께 먼저 차려드리는 차례가 올게심니다.
올게심니는 특별히 정해진 날이 없고 빈곤 속에 허덕이는 집에서 빨리하고 많이 한다.
곧 추석이 돌아오는데도 풍년농사에 대한 감사의 올게심니를 하는 풍습을 보면 올게심니란
핑계로 가족들에게 한 끼의 쌀밥이라도 해주고 싶은 어버이의 깊은 자식사랑 이었던것깄다.
추석이 얼마 남지 않았다
한가위가 가까워지고 있어도 온 산야가 짙은 녹음으로 덮고 있다,
예전 같았으면 나도 올게쌀 만들려고 논에서 땀을 흘리며 벼 이삭을 훑으고 올게심니 덕으로 푸짐하게 차려놓을
저녁 밥상과 맛있게 한 끼를 온 가족들이 함께할 것을 생각하며 땀을 쓸어내리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