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지 잡수셨읍니까?
지난날 6.25 동난 이 가져다준 폐허 속에 우리나라 모든 야산이 벌거숭이 민둥산으로
누런 황토빛을 발산할 때가 있었다.
나무심기 산림녹화사업에 주민 동원하는 마을 이장의 마이크 소리에 괭이를 메고서 골짜기마다
새끼줄에 간격을 표시해서 나무를 심던 시절...
온종일 추위와 식은땀으로 하루를 보낸결과는 미국의 원조로 국민의 입맛을 바꾸게 될 밀가루 두 됫박
7일간 품삯으로 밀가루 한 푸대를 지게에 짊어지고 집으로 돌아는 뿌듯한 마음은 지금의 로또 당첨만큼
즐거웠다,
그 시절 동네 어귀에서 동네 어르신들을 만나면 당연히 인사를 하면서 '' 진지 잡수셨습니까 ''라고
하면 상대 어르신은 그래 너도 밥 먹었냐?라고 대꾸를 해주고....
그때는 왜 진지 잡수셨습니까 라고 인사를 했는지 몰랐다
마을 모든 분들이 그렇게 인사를 하니까 덩달아 따라 했겠지.
늦게서야 6.25 전쟁으로 모두가 빈곤해서 서로의 한 끼니를 궁금해 야했던 시절이고
산이 헐벗고 배고픔에 밀가루 한 푸대 타려고 고생한 것을 알았다,
그때부터 50 여년이 지난 요즘 안녕하십니까? 라는 인사말이 사회의 이슈가되어 대학가에
대자보로 유행한다는 뉴스를 들었다.
진지잡수셨읍니까?가 옛 추억으로 사라진 지금 그때를 살아온 세대들은 지금의 안녕하십니까? 이슈를
어떻게 생각할까?
매년 이맘때 국회의원 사진이 들어가있는 한장짜리 달력 제일위에 쓰여진 글 " 삼가 고당의 만복을 빕니다"
를 되새겨본다.